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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롤드컵배당 이용후기

작성자
깃발
작성일
2023.06.16
첨부파일0
조회수
28
내용

적문은 부리나케 움직였다. 그의 품에는 붉은색 주머니가 들어 있었다. 오늘 거금을 들여 구입한 독을 연교원에 묻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오늘 강혁과 조교들은 회식을 한다고 했다. 롤드컵배당 바로 기회였다. 그 역시 이류 정도의 무사인 만큼 재빨리, 그리고 은밀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연교원에 도착한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역시, 아무도 없었다. 그는 연교원의 네 귀퉁이에 구덩이를 파고 거금을 들여 구입한 독을 묻었다. 네 개의 단환 중 마지막 단환을 묻었을 때였다. 스스스스스.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검은색 기운이 네 개의 단환에서부터 중심으로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까아아아아! 끼이이이이익! 끔찍한 비명이 들렸다. 마치 영초들이 고통스러워 비명을 지르는 듯하였다. 그리고 영초들이 하나둘씩 시들어 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불에 탄 듯이 새카맣게 변했다. ‘성공인가?’ 적문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얼른 그곳을 떴다. 오늘 밤은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잠시 후. 그곳에 강혁이 나타났다. 그리고 허공을 향해 말했다. “이제 그만 나와도 된다.” 그 말에 은신하고 있던 천해광과 경옥진이 나왔다. 회식이라고 헛소문을 퍼트린 후, 잠복하고 있던 그들이었다. 천해광은 시들어 황폐화되어 버린 연교원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뭐가 말이냐?” 경옥진의 물음에 천해광이 분통을 터트렸다. “아무 죄도 없는 영초들을 죽이려 하다니 말입니다! 우리 아가들을!” 영초들을 가꾸는 데 하루 종일 매진하고 있는 천해광이었기에 그 분노가 다른 이들보다 더 컸다. 그 모습에 강혁은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진정해라. 영초가 아직 죽은 건 아니지 않느냐? 물론 미수라 하여도 그냥 놔둘 생각은 없지만 말이지.” 그리고 강혁은 경옥진을 향해 눈짓했고, 경옥진은 씨익 웃으며 근처 나무 아래에 있던 돌멩이를 발로 툭 찼다. 싸아아악-! 그와 동시에 모든 영초가 시든 처참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전과 다름없는 아름다운 연교원의 모습이 나타났다. 진법으로 적문의 눈을 속였던 것! “가뜩이나 광통 그 새끼 때문에 골치 아픈데 이렇게 거하게 건드려 주는구나!” “그러고 보니, 그 혈교주라는 자에 대한 것은 어찌 되었습니까?” 천해광은 혈교주 광통과 혈왕곡주 온철에 관한 일을 알고 있었다. 천해광의 가문을 멸문시킨 건 혈왕곡, 아니, 혈교주 광통의 짓이었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것이 천해광에 대한 예의라 생각한 강혁은 천해광에게 이에 대해 말했다. 천해광은 강혁에게 감사를 표했고, 아울러 자신의 가문을 멸문시킨 혈교주 광통을 죽여 원수를 갚아 달라 하였다. 강혁은 천해광의 물음에 한숨을 쉬었다. “내가 갔을 때 이미 도주했더구나.” “그런……!”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그 녀석은 분명히 이번 화천제 때 학관에 나타날 것이다.” * * * 다음 날 조간 회의 시간이었다. 강혁이 회의실로 들어서자 무공 선생들과 교양 선생들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좋은 아침이오!” “아침은 드셨소이까?” “요즘 화천제 준비 때문에 아주 죽겠소이다!” 그들의 인사를 받으며 강혁은 자리에 앉았다. 그때 그의 앞쪽에 앉아 있던 적문이 비릿한 웃음과 함께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그러고 보니……. 강혁 선생의 연교원 말이오.” 적문이 강혁과 연교원을 언급하자 모든 선생들의 시선이 적문을 향했다. 롤드컵배당 말을 이었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데……. 괜찮소?” 그 말에 옆에 있던 추긍월이 물었다. “문제라니, 무슨 문제 말이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연교원의 모든 영초들이 시들어 죽어 버렸지 않소?” 그 말에 모든 선생들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 “아니! 연교원이 말이오?” “그게 사실이오?” 적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타깝지만 사실인 듯하오. 내가 오늘 아침 산책 겸 연교원에 가 보았기에 알고 있소.” 물론 아침에 가 보았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적문의 그 말에 무공 선생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강혁의 정체를 알고 있었고, 또 강혁의 별호 역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광룡맹주라는 별호 말이다. 그런데. “허허허, 미안하지만 적 선생. 나는 적 선생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소.” 강혁의 말에 적문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말했다. “아니! 연교원을 관리한다는 분이 아침에 연교원에 들려 보지도 않은 것이오?” 강혁은 손을 저었다. “그건 아니오. 물론 연교원에 들렸다 오는 길이오. 하지만 연교원의 영초들은 여전히 생생하오만?” 적문은 강혁이 거짓말한다고 생각했다. 어제 확실히 자신의 손에 의해 연교원이 망가졌다. 그런데 멀쩡하다니! “거짓말 마시오! 내가 봤을 땐 분명히!” “혹시 잠이 덜 깬 것이오? 그래서 아직 꿈속에 있는 것이오? 왜 멀쩡한 연교원을 보고 영초들이 시들어 죽었다고 하는지 모르겠구려! 더군다나 산학을 가르치는 분이 정신이 혼란스러워서야! 쯧쯧. 다시 가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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